내게 태안 해변은 여러개의 추억길이 겹친다.
로맨틱 웨이.
신두리 천리포 만리포 모항…
꽃지니 바람아래니 하는 아름다운 이름들.
그리움과 아쉬움의 후유증을 남긴 길.
올 겨울 여길 한번 더 와야 하나.
만리포에 차를 세운 나는 피식 웃어버렸다.
바닷물들이 다 도망가버린 바다.
미처 함께 도망가지 못한 배 한 척이 쑥스럽게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다.
저 빈 배는 이 텅빈 날, 경기 넘버 검정세단 한대가 무심히 지나갔음을 기억해줄까.
파도 없는 방파제 끝에 서서 멀리 옅은 붓터치같은 섬들을 찍는다.
물빠진 바다에서 조손간에 무엇인가 열심이다.
한번쯤 이 곳을 서성거려본 사람이라면
서해도 리아스식 남해안 만큼이나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바다임을 인정하리라.
운동회 하듯 종종걸음으로 떠가는 여러 척의 작은 배들,
헤엄쳐 건널 만한 눈 앞의 섬에 있는 그림같이 예쁜 집,
춤사위처럼 빙글빙글 도는 유람선과 캐애앵 내달리는 모터보트들.
바다를 향해 만들어놓은 관중석처럼 해변은 계단들로 이뤄져 있다.
기름 대 참사로 더욱 유면해진 이 곳,
노랫말로 들어보던 만리포를 바라본다.
~~~ㅎ
만리포는 항구가 아니다.
회색빛 하늘에 횟집과 흥청거리는 유흥주점이 있는 해수욕장일 뿐.
옛날처럼 조용하기는 애저녁에 물건너갔다고 친다면,
이런 요란함 쯤이야 애교로 봐줄 수도 있으리라.
노래말의 갈매기 노래 소리보다는
노래방 기계 뽕짝 음악에 갈매기가 춤추고...
똑따선 기적 소리는 그친지 오래인 것 같고.
어느 화창한 날 꽃구름은 둥실둥실 춤출지 모르지만,
사랑에 울던 안타까운 밤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정서진이라는 푯말이 이채롭다.
다만, 우뚝 선 만리포 사랑 노래비와 만리포 연가 시비가
여기가 만리포라는 .....
만리포 사랑.
반야월 작사, 박경원이 노래를 했다.
여기 노래는 친구가 노래방에서 부른 노래다.
똑딱선 기적소리 젊은꿈을 싣고서
갈매기 노래하는 만리포라 내사랑
그립고 안타까워 울던밤아 안녕히
희망의 꽃구름도 둥실둥실 춤춘다@
점찍은 작은섬을 굽이굽이 돌아서
구십리 뱃길위에 은비늘이 곱구나
그대와 마주앉아 불러보는 샹송
노젓는 뱃사공도 벙실벙실 웃는다@
똑딱선 기적소리 젊은꿈을 싣고서
갈매기 노래하는 만리포라 내사랑
그립고 안타까워 울던밤아 안녕히
희망의 꽃구름도 둥실둥실 춤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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