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렌즈
인물사진에 대한 정의 개념 방법은 논외로 하고,
사진하면서 가장 어렵고, 아쉽고, 아픈 손가락처럼 느껴지는 것이 사람을 찍는 것이다.
세태가 그래서인지 아는 이, 모르는 이 마구 찍어댈 수도 없다.
주로 찍는 것이 초접사 이지만 그것은 실내 촬영 얘기고,
나가면 풍경 보다는 인물이, 스냅에도 사람을 넣고 싶다.
그렇다고 풍경, 접사, 스냅을 잘 찍는 것도 아니지만…
물론 메이저 카메라에서 출시된 비싼 전용 렌즈도 있지만,
언감생심 돈도 없고, 이런 렌즈로 작업하는 것은 작품사진으로 돈을 버는 프로 작가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견지한 아주 그릇된 렌즈에 대한 확고한 신념은 그 누구도 바꾸지 못한다.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세상의 렌즈 구분을 칼자이츠와 칼자이츠가 아닌 렌즈로 이분법적 사고방식으로 정리하여 그 비싸다는 녹티등 라이카렌즈를 몽땅 처분하여 칼자이츠로 대체하였다.
난, 라이카가 싫다. 너무 싫다.
아웃포커싱이 어떻고, 소용돌이 보케가, 물방울 보케가…
정말인지 아닌지도 모를 검증이 되지 않은 말들을 참 많이도 들어왔다.
귀가 얇다 보니 사실 여부를 가리기 전에 장비 욕심부터 생긴다.
이런 결과는 항상 주머니가 궁핍하게 만든다.
오늘 노자 도덕경 5장이 생각난다.
天地不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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虛而不屈 (허이불굴)動而愈出 (동이유출)
텅 비었는데도 다함이 없고, 움직일수록 더욱 나오네.
多聞數窮 (다문삭궁)不若守於中 (불약수어중)
듣는 것이 많으면 자주 궁하게 되니, 心中을 지킴만 같지 못하다.
나의 해설
빈 수레가 요란하다.
오지랍이 오장신을 해치고,
말이 많아 정신을 해친다.
귀를 열고, 입을 여니 근심과 재앙이 온다.
적게 듣고, 적게 알고, 있는 것으로 살자. 내면에서 덕을 지키고 정신을 기르며,
그러면서도,
그 장비병 늪에서 허우적거릴 것 깉다.
아마도 영원히…,
예술적 공감 능력도, 사진에 재능도 없다.
사진에 대한 예술세계, 잘하겠다는 욕심은 좌절만 준다.
그냥 좋아하는 것 하며 살자.(사진지랄, 돈지랄.)